우리는 어떻게 한글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한글에 대한 나의 경험들.
뿌리깊은 나무를 보면서 사실 세종대왕이라는 한글을 창제한 한 사람보다는 '한글'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졌다. 또한 현재 필자가 다니고 있는 회사 역시 한국어 검색을 기반으로 하는 검색엔진 업체이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아는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4자(원 28자)가 존재한다는 것 뿐이다. 물론 고등학교, 대학교때 국어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된소리 법칙 등에 대해서 배운적이 있다.
네이버의 한글 사랑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서 한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에게 한글은 무엇일까? 그냥 한국안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한 글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너무 우리 한국사회가 미국에 대한, 서양에 대한 사대주의에 빠져서 영어를 더 한글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굳이 영어를 쓰지 않고 한글로 대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더 쓰는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과정에서, 최근에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네이버의 한글 관련 프로젝트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정도 규모가 되니까 그럴수 있다고 하지만, 나눔고딕이라는 글자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단순히 배포하는 것이상으로 네이버 사이트에서 직접 사용자가 적용해 볼 수도 있고, 아름다운 한글 서식문서를 배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것이 바로 '한글을 사랑하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코딩용 글꼴도 있다.)
[나눔고딕 찾아보기]
ㅇㅇ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응. 알겠어." 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ㅋㅋ" 라는것은 이제는 웃을때 쓰는 것이상으로 "ㅋ" 의 개수 만큼 자신의 신나는 감정 표현을 말한다. "...." 을 길게 쓰는 것은 단순한 말 줄임표가 아닌 나의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말한것과 같이 언어/문자란 역병과 같은 것이어서 한 사람이 쓰고 그것이 편하다고 생각되어 지면 빨리 퍼진다. 그리고 그런 현상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지금 시대에는 인터넷이고 소셜 네트워크인 셈이다. 그렇기에 막을수 없고, 막는다고 막아지지 않는다.
나는 프로그래머다. 한글 자판은 이미 나와있고, 한글을 위한 워드프로세스 역시 나와있다. 그러면 나는 할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일까? 그러던중 문득 생각이 들었다. 글자라는 것은 말(음성)과는 다르게, 형태가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고 많이 보여야 사람들도 많이 쓰게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즉, 한글을 사랑한다면 많이 써야하고, 많이 모니터 혹은 공책 등에 표시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내 나름대로의 나만의 한글을 사랑하는 방법을 정했다. 그것은 외래어 특히 영어를 영어 그대로 쓰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웃긴것 같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그 나라 책이나 그 나라 사람들이 쓰는 블로그, 뉴스, 기사에서 우리나라를 "한국" 이라고 쓰는가? 아니면 "KOREA" 라고 쓰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블로그에서 한글과 영어를 혼용해 왔었던 것 같다.
사실 좀 부끄럽다. 한편으로는 너무 영어를 쓰면서 영어좀 안다. 이런 아는척 한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만의 한글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외국어를 외국어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한글의 외래어 표기법대로 쓰는 것으로 정하기로 하였다. 즉, Python 이라고 썼으면 파이썬 혹은 파이썬(python) 이런식으로 쓰는 것이다. 어려운 글자들도 많다. pydev 를 파이데브 이렇게 쓰는 것은 좀 어색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익숙한 것은 어느 것도 없다. 자꾸 쓰다보면 늘게되고, 익숙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할수 있는 한글 관련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린 각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어떤 사람은 디자이너, 어떤 사람은 프로그래머, 어떤 사람은 사무직 등등.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한글을 사랑할수 있는 각자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폰트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한글관련 소스코드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한글 관련 서식을 만들고. 재밌을 것 같다. 1년 동안 한번 앞에서 말한 외래어 표기에 대한 수정 작업도 진행해 보고 나름대로 '한글사랑 프로젝트' 라는것도 해서, 2012년 10월 9일 한글날에 각자의 블로그를 통해서 발표해 보는것도 좋을 것같다.
